경제신문 스크랩

내년 최저임금 9860원, 도쿄보다 높다

작은날 2023. 7. 20. 20:49

박준식 최저임금위원장이 19일 오전 6시 정부세종청사 회의실에서 표결 결과를 알리고 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내년도 최저임금을 시간당 9860원으로 결정했다.

 

月 206만원 … 올해보다 2.5% 인상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시간당 240원(2.5%) 오른 9860원으로 결정됐다. 이는 일본 도쿄의 올해 최저임금 9755원(1072엔)보다 높은 것으로 아시아 최고 수준이다. 한국의 지방 편의점주가 아르바이트생을 쓸 때 일본에서 최저임금이 가장 높은 도쿄보다 돈을 더 줘야 하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최저임금위원회는 19일 전원회의에서 노동계위원의 최종안인 1만원과 사용자위원의 최종안인 9860원을 표결에 부친 결과 9860원을 내년도 최저임금으로 결정했다.전체 26명의 노동계·사용자·공익위원 중 17명이 9860원을, 8명이 1만원을 지지했다. 내년도 최저임금을 월급으로 환산하면 206만 740원(주 40시간, 월 209시간 근무 기준)이다.

 

 한국은 올해 최저시급(9620원)만으로도 아시아 최고 부자 나라인 일본을 앞선다. 일본은 지역별로 최저임금을 차등 적용하는데 올해 전국 평균은 8745원(961엔)이다. 도쿄 등 일부 대도시 정도만 한국보다 최저임금이 높다. 그런데 한국의 내년도 최저임금이 9860원으로 결정되면서 도쿄마저 추월하게 된 것이다.

 

 게다가 일본에 없는 주휴수당까지 포함하면 한국의 내년도 최저임금은 실질적으로 시간당 1만1832원에 달한다. 즉 주 5일 근무 시 6일치 급여를 받기 때문에 최저임금이 20%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일본무역진흥기구는 지난해 9월 보고서에서 주휴수당을 적용하면 한국의 올해 최저시급은 9620원보다 20% 많은 1만 1544원으로 이미 일본을 앞섰다고 발표했다. 곽용희 기자

 


2.5% 올렸지만 최저임금 亞 최고 … 주휴수당 포함 땐 1만 1832원

 

최저임금 대만의 1.6배

한국의 최저임금은 아시아 최고 수준이다. 주요 선진국과 비교해도 높은 편이다. 국제 비교를 할 때 쓰이는 '중위 소득 대비 최저임금 비율'도 적정선인 60%가 넘는다. 물가가 오른 만큼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은 어느 정도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생산성 향상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경제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한국 최저임금, 아시아 최고 수준

올해 국가별 시간당 최저임금을 보면 한국은 9620원으로 아시아에서 가장 높다. 대만(7160원·176대만달러), 홍콩(6480원·40홍콩달러), 일본(8745원·961엔)을 모두 앞선다. 미국의 연방 최저임금 9137원(7.25달러)과 비교해도 한국이 더 높다. 미국은 주별로, 일본은 지역별로 최저임금을 차등 적용 하는데 한국의 최저임금은 미국 50개 주 중 20개 주보다 높고, 일본은 도쿄(9755원·1072엔) 등 일부 대도시 정도만 한국과 견줄 수 있는 수준이다.

 

경제규모 걸맞지 않게 과속

최저임금 5년간 41.6% 폭등

 

美 20개주보다 최저시급 높지만 

노동생산성은 크게 떨어져 '괴리'

수출경쟁력 약화·고용 축소 우려

 

 

국가별로 봤을 때 경제 규모가 어느 정도 되면서 한국보다 최저임금이 높은 나라는 호주(1만 8367원·21.38호주달러), 프랑스(1만5931원·11.52유로), 영국(1만 7015원·10.42파운드), 독일(1만 6990원·12유로) 등 유럽 선진국과 자원부국인 호주 정도다.

 

 심지어 대만의 최저임금은 주휴수당까지 포함된다. 한국도 대만처럼 주휴수당을 포함해 최저임금을 산출하면 1만 1544원으로 대만의 1.6배에 달한다.

 

 다른 경제지표를 봐도 한국의 최저임금은 상당한 수준이다. 최저임금위원회에 따르면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한ㄱㄱ의 최저임금 누적 인상률은 41.6%였다. 2017년 6470원이던 최저임금은 지난해 9160원으로 올랐다. 이 기간 일본은 13.1%, 영국은 26%, 독일은 19% 오르는 데 그쳤다.

 

 중위임금 대비 최저임금도 지난해 한국은 62.2%에 달했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저임금 제도를 운영하는 30개국 가운데 여덟 번째에 해당하며 OECD 평균(56.8%)보다 높은 수치다. 전문가들은 중위임금의 60%를 넘으면 최저임금이 충분히 높다고 본다.

 

◈ 한국, 생산성은 떨어져

반면 한국의 생산성은 낮은 편이다. OECD에 따르면 한국의 노동생산성은 시간당 41.8달러로 미국(73.4달러), 독일(66.9달러)은 물론 OECD 평균(54.0달러)과 일본 (48.0달러)보다도 낮다. 생산성과 임금 사이에 간극이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내년도 최저임금이 더 오르면서 영세 자영업자들의 부담은 더  커지게 됐다. 계상혁 전국편읮점 가맹점협회 공동대표는 "이번 최저임금 인상으로 아르바이트생 근무 시간을 줄이거나 아예 내보내고 부부가 돌아가며 주야간 근무를 직접 하겠다는 점주도 여럿 있다"고 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소상공인의 절규를 외면한 무책임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정만기 한국무역협회 부회장은 "수출 기업의 75%가 최저임금이 동결 또는 인하되길 기대했다"며 "이번 인상 결정은 수출 경쟁력 약화를 초래하고 해외 투자 확대, 자동화 추진으로 인한 고용 축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중소기업중앙회는 "동결하지 못한 것은 다소 아쉬운 결과지만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밝혔다. 반면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실질임금 삭감이나 다름없다"고 했다. 곽용희/강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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