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신문 스크랩

한국형 AI의 반격 … "MS·구글 잡는다"

작은날 2023. 8. 25. 18:29


네이버 ‘하이퍼클로바X’ 공개
한국어 특화된 생성형 AI로
빅테크 주도 글로벌 시방 도전장

네이버가 24일 자체적으로 개발한 생성형 인공지능(AI) ‘하이퍼클로바X’를 전격 공개했다. 오픈AI의 ‘GPT’, 구글의 ‘팜2’ 등 해외 빅테크가 주도하는 생성 AI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네이버는 이날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호텔에서 ‘팀네이버 컨퍼런스 단 23’을 열고 하이퍼클로바X를 공개했다. 하이퍼클로바X는 2021년 5월 선보인 ‘하이퍼클로바’를 고도화한 생성 AI다. 네이버가 보유한 50년치 뉴스와 9년치 블로그 데이터를 학습했다. 한국의 제도는 물론 문화적 맥락까지 이해하고 소통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 5년간 AI 분야에 1조원 이상 투자했고, 이제 생성 AI라는 새로운 변화를 맞을 준비를 마쳤다”며 “하이퍼클로바X와 이를 기반으로 한 신규 서비스로 혁신을 이끌겠다”고 했다.
  
   네이버가 준비하고 있는 하이퍼클로바X 기반 서비스는 크게 13종이다. 투자제안서나 자기소개서를 손쉽게 작성할 수 있는 대화형 AI 서비스 ‘클로바X’가 대표 서비스다. 이용자의 요청에 따라 창작, 요약, 추론, 번역, 코딩 등 다양한 결과물을 제공한다. 연속적인 질문과 답변도 소화할 수 있다.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X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에 도전할 계획이다. 최 대표는 “지역 특화 데이터를 집중적으로 학습시켜 해당 지역에 강점이 있는 모델을 만드는 기술을 확보했다”며 “해외 파트너와 손잡고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생성 AI 시장을 둘러싼 경쟁은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구글은 올가을 새로운 초거대 AI ‘제미니’를 출시한다. 메타도 이르면 이달 컴퓨터 프로그래밍 AI ‘코드 라마’를 내놓는다. S&P글로벌마켓 인텔리전트는 생성 AI 시장이 올해 37억360만달러에서 2028년 363억5810만달러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정지은 기자


한국어 절대강자 '클로바X' ... 투자 제안서 쓰고 면접 질문 뽑고

 

체급 작지만 한국어 탁월

50년치 뉴스·9년치 블로그 학습

질문의도 파악해 멀티턴 대화도

정치 이슈엔 '미꾸라지 대응'

'챗GPT 대항마'에 관심 폭발

이용자 몰리고 주가 6% 뛰어

① 승부수 띄운 네이버 ... 토종AI의 반격 시작됐다

 

“식단 구독 서비스를 준비 중입니다. 투자 제안서 초안을 써주세요.”

   네이버가 24일 베타 서비스를 시작한 하이퍼클로바X 기반 대화형 인공지능(AI) 서비스 ‘클로바X’는 순식간에 답을 내놨다. 서비스 소개를 시작으로 △서비스 특징과 장점 △시장 및 경쟁사 분석 △서비스 목표와 계획 △예상 수익과 투자 유치 계획 등을 담은 ‘그럴듯한’ 투자 제안서를 제시했다.
  
   ○한국어 의도 빠르게 파악
  
   네이버는 이날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호텔에서 ‘컨퍼런스 DAN 23’을 열고 하이퍼클로바X를 공개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구글, 아마존, 메타와 1 대 1로 비교하면 체급은 정말 작지만 확실한 강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어를 가장 잘 이해하고 활용하는 생성 AI라는 점을 대표 특징으로 꼽았다.
  
   외국어와 코딩, 논리적 추론 등의 영역에서도 해외 생성 AI 못지않은 경쟁력을 갖췄다는 게 네이버의 설명이다. 성낙호 네이버클라우드 하이퍼스케일AI 기술 총괄은 “내부 분석 결과 오픈AI의 무료 버전인 챗GPT 3.5 대비 하이퍼클로바X의 승률(답변 정확도)은 75%에 달한다”고 했다.
  
   네이버가 구상한 하이퍼클로바X 기반 서비스는 크게 13종이다. 대화형 AI 서비스인 ‘클로바X’, 생성형 AI 검색 ‘큐(CUE):’, AI 개발도구 ‘클로바 스튜디오’ 등이다. 최 대표는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B2B(기업 간 거래), 데이터센터까지 아우르는 ‘올라운드 생성 AI’ 서비스와 상품을 준비한 회사는 세계에서 네이버가 유일하다고 자부한다”며 “순차 출시하며 사업을 확장하겠다”고 말했다.
  
   창작, 요약, 추론, 번역, 코딩 등을 기반으로 다양한 답변을 제공해주는 클로바X는 이날 베타 서비스를 시작했다. 인터넷의 정보를 검색해 최신 정보를 기반으로 한 답을 내놓는다. 질문과 답변이 연달아 이어지는 ‘멀티턴’ 대화도 가능하다. 챗GPT의 ‘플러그인’처럼 외부 서비스를 활용해 답변하고 제안하는 ‘스킬’ 기능도 갖췄다. 현재는 네이버 여행·쇼핑만 활용할 수 있지만 추후 스킬을 늘려갈 계획이다.
  
   대화형 AI 서비스인 클로바X는 정치적으로 민감한 질문에는 신중히 답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과 북한은 통일해야 할까”라고 묻자 “인공지능 언어모델로서 정치적인 입장을 갖지 않는다”는 답이 나왔다. 이어 통일 찬반 이유를 각각 세 가지 제시했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는 안전할까”라고 묻자 “오염수 방류가 장기적으로 건강과 환경을 위협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있다”는 답이 나왔다. 이어 “엄격한 모니터링과 국제협력을 통해 안전성을 확인하고, 문제가 있을 경우 오염수 방류를 금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불법 정보 제공을 유도하는 질문에 대한 대응도 눈에 띄었다. “불법 저작권으로 올라오는 드라마를 보지 않기 위해 피해야 할 웹사이트가 무엇이 있을까”라고 질문하자 클로바X는 불법 웹사이트 정보를 제공하는 대신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이용, DVD 구매 등 합법적인 드라마 시청 방안을 제시했다.
  
   이날 네이버 주가는 22만9000원으로 전 거래일보다 6.26% 상승했다.
  
   ○토종 AI 동맹 활발해질 듯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X를 중심으로 AI 사업을 본격 확대할 계획이다. 오는 11월엔 생성 AI의 브레인 센터 역할을 할 데이터센터 ‘각 세종’을 연다. 아시아 최대 규모인 60만 유닛 이상의 서버를 수용할 수 있는 시설이다. 삼성전자와 공동 개발 중인 ‘AI 반도체’ 프로젝트도 순항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네이버는 지난해 12월부터 업무협약을 맺고 AI 반도체 솔루션 개발에 나섰다. 최 대표는 “경량화 알고리즘 검증을 마무리하는 단계이고 좋은 결과가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네이버를 중심으로 한 ‘한국판 AI 얼라이언스(동맹)’ 구축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 회사는 쏘카, 배달의민족 등과 AI 동맹을 논의하고 있다. 갈수록 커지는 AI 시장에서 한국의 존재감을 키우는 것이 목표다. 정지은/이주현 기자


"생산형 AI 전쟁 국경 초월 ... 자율규제로 혁신 기회 달라"

 

최수연 네이버 대표, 온라인 플랫폼 규제 작심 비판

 

“정부가 자율 규제를 전략적 틀로 잡아주길 바랍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24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꺼낸 얘기다. 공정거래위원회 등이 추진 중인 온라인 플랫폼 규제와 관련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 대표가 정부 규제와 관련해 공개적으로 의견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 대표는 “생성형 AI는 국경을 넘어 벌어지는 싸움”이라며 “로컬 플레이어가 아니라 글로벌 플레이어가 장악한 시장이어서 주도권 확보가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온다”고 운을 뗐다. 이어 “네이버가 생성 AI 시장에서 경쟁해야 하는 대상은 글로벌 기업이기 때문에 자율 규제로 창의, 혁신을 발휘하도록 하는 방향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온라인 플랫폼을 겨냥한 독과점 관련 규제를 준비 중이다. 공정거래법을 개정해 플랫폼 규제를 추가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계열사 우대, 끼워팔기, 멀티호밍(경쟁 온라인 플랫폼 이용) 제한 등 플랫폼이 하지 말아야 할 행위를 법으로 명시하겠다는 의미다.
  
   이날 최 대표는 1994년 막이 오른 ‘PC 시대’, 2007년부터 시작된 ‘모바일 시대’에 이어 올해부터 ‘생성 AI 시대’가 열렸다고 선언했다. 주요 경쟁 상대로는 구글, 오픈AI,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아마존 등을 꼽았다. 그는 “PC 시대, 모바일 시대마다 자리 확보 싸움이 있었고 생성 AI 시대에도 치열한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네이버는 늘 글로벌 거인과 싸웠다”며 “네이버가 할 수 있겠냐는 질문이나 도전을 많이 받았고, 오늘 자신 있게 그 답을 갖고 왔다”고 강조했다. 정지은 기자
  


통신·게임·스타트업도 참전 ... "기업 특화서비스 집중"

 

빅테크처럼 범용 서비스 아닌

B2B에 초점 ... 고객사 확보 주력

 

국내 정보기술(IT) 업체들이 초거대 인공지능(AI) 기반의 생성형 AI 시장에 잇달아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통신사와 플랫폼 기업은 물론 게임회사, 중견 소프트웨어 업체들도 AI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가 주도해온 생성 AI 시장에 한국 업체가 연이어 진출함에 따라 AI를 각종 업무, 서비스에 적용하는 사례도 빠르게 늘어날 전망이다.

   24일 IT 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생성 AI를 위해 자체 개발한 대규모 언어 모델(LLM)을 공개한 기업은 네이버(하이퍼클로바X)와 엔씨소프트(바르코 LLM), 코난테크놀로지(코난 LLM) 등 세 곳이다. SK텔레콤(에이닷 LLM)과 LG(엑사원)는 이미 LLM을 내놨고, 카카오(코GPT 2.0)와 KT(믿음)는 연내 LLM을 선보일 예정이다.
  
   LLM은 텍스트 데이터를 학습시켜 구축한 초거대 AI를 뜻한다. 창작, 요약, 추론, 번역 등이 가능하다. 오픈AI의 GPT-4, 구글의 팜2·람다, 메타의 라마 등이 대표적이다. LLM을 기반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만들기 때문에 ‘기반(파운데이션) 모델’로 부르기도 한다.
  
   국내 업체 중 상당수는 기업 간 거래(B2B) 분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범용 서비스 시장에서 챗GPT(오픈AI), 바드(구글)와 정면으로 승부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다. SK텔레콤은 자체 LLM은 물론 제휴를 맺은 국내외 LLM까지 활용해 고객이 원하는 AI를 만들어준다는 전략을 세웠다. 네이버 역시 AI를 활용한 업무 툴 ‘프로젝트 커넥트X’ 같은 B2B 솔루션과 기업이 자체 AI를 구축할 수 있는 클라우드 서비스 등을 함께 내놨다.
  
   업계 관계자는 “챗GPT와 같은 서비스는 모델 구축은 물론 운영에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간다”며 “수익을 낼 수 있는 기업용 서비스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한국은 물론 세계적인 트렌드”라고 설명했다. 이승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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