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신문 스크랩

"건설 카르텔 깨야" 윤대통령, 국정조사 추진

작은날 2023. 8. 2. 14:25

 

 

LH 전관 적폐˙부실공사 질타… 사실상 文정부 정조준

'무량판 공법시공' 전국 293개 민간 아파트 전수조사

 

윤석열 대통령이 1일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발주한 아파트 지하주차장 부실 공사와 관련해 ‘건설 이권 카르텔’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LH 퇴직자가 설계·감리 업체에 재취직해 부실 감독·시공을 눈감아주는 관행을 타파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전임 문재인 정부 당시 지방자치단체장 등 정·관계 인사와의 유착 의혹을 파헤쳐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국무회의 첫 발언에서 “문제의 근본 원인으로 건설산업의 이권 카르텔이 지적되고 있다”며 “국민 안전을 도외시한 이권 카르텔은 반드시 깨부숴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입주민이 거주하고 있는 아파트의 무량판 공법 지하주차장은 모두 우리 정부 출범 전에 설계 오류, 부실시공, 부실 감리가 이뤄졌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국토교통부 등 관계부처에 “무량판 공법으로 시공한 모든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대해 전수조사를 조속히 추진하기 바란다”며 “법령을 위반한 사항에는 엄정한 행정 및 사법적 제재가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이 같은 발언은 무량판 공법 지하주차장이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2017년 이후 주로 설계·시공된 점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권 관계자는 “이번에 문제가 된 아파트는 주로 경기도 등 야권 단체장 재임 기간에 착공된 곳이 많다”며 “지자체에서 인허가를 내주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구조적인 문제점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건설산업 이권 카르텔과 관련해 국정조사를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국토부는 이달 하순 민간 아파트 지하주차장 전수조사 계획을 공개하고 점검에 들어갈 예정이다. 2017년 이후 준공된 전국 민간 아파트 중 지하주차장에 무량판 구조를 도입한 단지는 총 293곳으로 집계됐다. 이 중 105개 단지는 공사 중이며, 188개 단지는 입주를 끝냈다. 민간 아파트에 대한 전수조사는 최소 3개월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입주를 앞둔 민간 아파트 주민도 부실 공사에 대한 우려로 안전진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한 대형 건설회사 관계자는 “입주 예정 단지에서 설계와 시공, 감리 현황을 점검해달라는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형주/양길성/서기열 기자


'철근 빠진' LH 아파트에 분노 … 예비 입주민 "싹 부수고 다시 지어라"

부랴부랴 보강공사 LH가 발주한 아파트 91개 단지 중 15개 단지에서 철근이 누락된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 양주의 한 LH 아파트 주차장에서 기둥 철판 보강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오른쪽 작은 사진은 경기 남양주시 별내동의 한 LH 아파트에 보강공사 안내문이 붙어 있는 모습.

민간 아파트 주민도 안전진단 요청 쇄도
“임차 계약이 며칠 안 남았어요. 소식을 듣고 직접 와봤는데 오히려 더 불안해져서 해약을 고민 중입니다.”(파주운정 A34블록 입주 예정자)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발주한 아파트 단지 중 15곳에서 지하 주차장의 보강전단근(철근)이 누락됐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며 1일 해당 단지 주민의 불만이 폭주하고 있다. 이미 입주가 진행 중인 현장에선 “후속 조치도 못 믿겠으니 계약금을 환불받겠다”는 볼멘소리까지 나온다. LH는 입주 예정자에게 ‘계약 잠정 연기’라는 강수를 두며 신뢰 회복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최근에는 지하 주차장을 무량판 구조로 시공한 민간 현장에서도 안전진단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안내 없고 현장 엉망”…속 타는 입주민
  
   이날 경기 파주시 초롱꽃마을 3단지(A34블록) 지하 주차장은 비교적 평온한 지상과 달리 공사 소음으로 시끄러웠다. 철근이 누락된 것으로 확인된 12개 기둥을 보강하는 공사가 한창이었다. 슬래브에 보강재를 삽입해 기둥과 연결하는 작업이다. LH에서 ‘도색 공사’라는 안내문을 붙였을 뿐 기둥 철근 보강에 대한 안내문도, 안전 감독자도 안 보였다. 현장에서 만난 입주민 김모씨는 “도색 공사로 알았는데 이렇게 위험한 공사인 줄 몰랐다”며 “다들 계약을 포기하겠다고 아우성”이라고 했다.
  
   공사 현장 주변에는 주차된 차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주민들이 붕괴를 걱정해 지상으로 차를 옮겼기 때문이다. LH는 전날 주민을 상대로 설명회를 열었지만, 분노한 주민들은 비판을 쏟아냈다. 한 입주민은 “언제 무너질지 불안해 살기 힘들다”며 “싹 부수고 다시 지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LH는 추가 설명회를 개최하기로 하고 예비 입주자에게는 계약 잠정 연기를 통보했다. 기존에 낸 계약금은 환불하기로 했다. LH 관계자는 “단지 보강 공사가 끝난 뒤 입주민이 안심하고 계약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9월 중 다시 계약 일정을 안내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경기 남양주시 별내 퍼스트포레(별내A25)도 사정은 비슷했다. 이 단지는 302개 기둥 중 126개가 불량으로 드러났다. 이날 단지에서 만난 박모씨는 “임시 기둥이 곳곳에 들어갔는데, 차량 출입도 자유롭고 펜스조차 없다”며 “갑자기 공사를 하겠다고 해놓고 별다른 설명이 없으니 불안하고 답답하다”고 했다.
  
   ○민간 건설사에 ‘안전진단 요청’ 봇물
  
   국토교통부는 무량판 구조를 적용한 민간 아파트 지하 주차장도 전수 조사할 계획이다. 2017년 이후 준공된 전국 293개 단지가 대상이다. 105개 단지는 공사가 진행 중이고, 188개 단지는 입주를 끝마친 상태다.
  
   건설사들은 이미 주민의 ‘안전진단 요청’을 받고 있다. 주민이 먼저 “우리 아파트 기둥은 철근이 빠지지 않았는지 확인해달라”는 민원을 넣고 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입주를 앞둔 단지에서 설계와 시공, 감리 현황을 다시 점검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최근 문제없다는 회신을 했다”며 “다른 단지에서도 비슷한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대형 건설사 관계자도 “일부 단지에 무량판 형식 지하 주차장이 있어 주민 요청으로 안전진단을 진행했다”며 “자체 진단에서 문제가 없다는 결과가 나와 주민에게 설명했다”고 했다.
  
   건설업계에선 LH와 달리 민간 아파트의 지하 주차장 부실공사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전관예우가 적용되는 LH 발주 현장과 달리 민간 현장에선 감리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설계 기준에도 차이가 있다는 지적이다. LH 현장의 무량판 구조 보강재 두께는 300~400㎜ 수준이지만, 민간 현장에서는 600~700㎜ 이상을 적용한다는 것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민간 현장은 설계 때 구조 설비를 기준보다 훨씬 강화하는 게 기본”이라며 “LH와는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파주=유오상 기자


LH "6개 단지 철근 보강 … 9곳은 슬래브 보완"

LH 부실 부른 '이권 카르텔'

"전관 업체가 관급공사 수의계약"


지하 주차장에 보강전단근(철근)이 누락된 LH(한국토지주택공사) 아파트 15곳의 입주민 불안이 확산하고 있다. LH는 공사가 진행되고 있거나 입주일까지 기간이 남은 아파트 단지는 신속히 보강을 완료해 입주가 지연되지 않도록 할 방침이다.

   1일 국토교통부와 LH에 따르면 90개 기둥 중 75개 기둥에서 철근이 누락된 것으로 나타난 ‘오산세교2 A6’ 아파트는 이달 말 입주를 앞두고 있다. LH는 이 단지 지하 주차장에 기둥을 새로 짓고 슬래브를 보완하는 작업을 신속히 마무리해 입주일을 지킬 계획이다. 공사가 진행 중인 ‘양주회천 A15’ ‘광주선운2 A2’ ‘양산사송 A2’ 등 6개 단지도 기둥 보강 작업을 이달 마무리할 예정이다. ‘인천가정2 A1’은 올 10월 입주를 시작하고, 나머지 단지도 2026년 2월까지 순차적으로 입주가 예정돼 있다.
  
   준공한 9개 단지는 입주 상태를 고려해 보강 조치에 들어간다. 입주가 진행되고 있는 ‘충남도청이전신도시 RH11’ ‘수서역세권 A3’ ‘수원당수 A3’ 등 3개 단지는 기둥 보완을 마쳤다. 이미 입주한 ‘파주운정 A34’ ‘남양주별내 A25’ 등 5개 단지는 입주민 협의와 외부 업체의 점검을 거쳐 안전 조치에 나선다. LH 관계자는 “입주를 앞둔 단지는 입주일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보강 공사를 기간 내 완료할 것”이라며 “입주를 마친 단지도 입주민과 협의해 신속히 조치하겠다”고 했다.
  
   임차인이 이번 사건을 계기로 임차 계약을 취소한다면 입주 여부에 따라 페널티가 달라진다. 입주한 사람은 남은 계약 기간과 관계없이 계약서에 명시된 일부 금액을 제외하고는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계약만 한 상태에서 입주를 기다리고 있는 임차인은 계약 해지 때 소정의 위약금을 내야 한다. 이후 3년 동안 다른 임대주택을 신청할 때 5점 이내 범위에서 감점된다.
  
   문제는 LH가 공급한 아파트를 분양받은 사람이다. 준공된 ‘수서역세권 A3’ ‘수원당수 A3’ ‘남양주별내 A25’와 공사 중인 ‘양산사송 A2’ ‘파주운정3 A23’ 등은 분양 주택이 포함됐거나 분양으로 공급한 아파트다. 업계 관계자는 “LH가 보강 조치를 할 예정인데 수분양자가 계약 취소를 요구할 수 있는지를 두고 분쟁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며 “법원에서 중대한 하자를 가리는 소송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LH 아파트 부실 공사의 원인으로 건설산업의 공고한 ‘이권 카르텔’이 지목되고 있다. 공정한 경쟁을 통해 진행해야 하는 관급 공사의 상당 부분이 LH 전관이 재직하는 업체와 수의계약으로 이뤄지면서 부실 공사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높아서다. 김소현/서기열 기자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