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신문 스크랩

"하남에 3조 공 모양 공연장 짓겠다"

작은날 2023. 8. 4. 17:34

 

 

미국 매디슨스웨어가든그룹, 미사섬에 2025년 착공 제안

그린벨트 해제·타당성 검토 등 '첩첩산중' 절차가 관건

 

미국 뉴욕의 다목적 공연장 매디슨스퀘어가든 운영사가 경기 하남시 미사섬에 구(球) 형태의 복합 공연장 ‘MSG 스피어(Sphere)’ 건립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라스베이거스, 영국 런던에 이어 K팝의 본산인 한국에 랜드마크 공연장을 지어 ‘아시아 거점’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3일 하남시에 따르면 MSG엔터테인먼트 고위 관계자는 최근 하남시에 이 같은 계획을 전달했다. MSG엔터는 뉴욕 매디슨스퀘어가든을 운영하는 돌란 가문이 소유한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이다. 하남시가 미사섬에 추진 중인 ‘K-스타월드’ 프로젝트에 관심을 보이며 먼저 접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K-스타월드는 조정경기장이 있는 미사섬 약 90만㎡ 부지에 3조5000억원의 민간 투자를 유치해 돔 공연장과 영상산업단지, 테마파크 등이 어우러진 복합문화공간을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MSG엔터는 세계화한 한국의 K팝 문화, 하남~강남의 접근성, 한강 수변 입지 등을 감안해 미사섬을 스피어 건립 부지로 낙점한 것으로 전해진다. 구 모양인 스피어는 MSG엔터의 차세대 복합 공연장 콘셉트다. 약 25억달러가 투입된 세계 최대 구체 건물인 ‘스피어 베이거스’가 오늘 9월 완공을 앞두고 있다. 영국 런던,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등 대륙별 거점에도 스피어를 지어 세계 시장을 공략한다는 게 MSG엔터의 계획이다. 하남에 들어설 스피어의 건축비는 3조원 안팎으로 MSG엔터의 직접 투자 규모는 1조원 내외가 될 것으로 추산된다.
  
   MSG엔터가 하남시에 착공 시점을 2025년으로 요구한 것이 막판 걸림돌이다. 그린벨트 해제와 사업타당성 검토, 지구단위계획 등에 통상 최소 40개월 이상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물리적으로 시간을 맞추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현재 하남시장은 “국내 엔터산업이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국무총리실과 관계부처에 조속한 행정 절차를 위해 패스트트랙을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김대훈/최해련 기자


K컬쳐에 꽂힌 미국 간판 엔터사 … "글로벌 공연시장 판도 함께 바꾸자"

오는 9월 완공되는 복합 공연장 '스피어 베이거스' 외벽에 미국 프로농구(NBA) 전초전 격인 'NBA서머리그'를 알리는 광고가 나오고 있다.

MSG의 3兆 러브콜 … 亞 랜드마크 왜 하남인가

대륙마다 1곳씩만 건설
  3D 구형태 … 살아있는 건축물
  NBA 개막 광고·달 LED 쇼까지
  경제효과 年 2.5조·일자리 5만개
  대륙마다 각국 유치전 치열한데

  "하남 K스타월드에 관심" 파격 제안

 

MSG엔터테인먼트가 경기 하남시 미사섬을 아시아 ‘MSG 스피어’ 부지로 눈여겨보는 것은 뛰어난 입지 여건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MSG 측은 지난 5월 하남시를 방문해 미사섬 일대를 살펴볼 정도로 열의를 보이고 있다. 복합 공연장 스피어 유치에 성공하면 공연 개최를 위해 스포츠 경기장을 전전해야 했던 한국 엔터테인먼트 업계에도 도약의 전기가 마련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라스베이거스, 런던 이어 하남 ‘낙점’
  
   3일 하남시에 따르면 MSG 측은 미사섬 K-스타월드 프로젝트에 관심을 나타내며 먼저 접촉해왔다. 하남시는 미사리 조정경기장 일대 90만㎡ 부지에 3조5000억원을 들여 대규모 공연장을 포함한 복합 문화거점을 조성하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MSG 측은 이 가운데 한류전용공연장 부지에 스피어를 지어 아시아 문화공연의 거점으로 삼겠다는 계산이다. 인천공항에서 하남까지 지하철로 접근할 수 있다는 점, 매년 1000만 명이 방문하는 하남스타필드와 연계한 집객 효과, 미사섬의 뛰어난 한강 수변 입지 등을 높이 평가했다는 후문이다. 스피어 건축비는 3조원 정도로 추정된다.
  
   하남시는 K-스타월드 프로젝트를 구상하면서 연간 300만 명 이상의 방문객, 총 3만 개의 일자리 창출, 연 2조5000억원 이상의 경제효과를 예상했다. 돔 공연장을 스피어로 전환할 경우 관련한 경제효과가 더 증폭될 것으로 전망된다. 방문객 1000만 명, 일자리 5만 개 이상 창출까지 기대할 수 있다는 게 시의 주장이다. 하남시 관계자는 “스피어 유치와 함께 K-스타월드 사업이 궤도에 오르면 이 일대가 K공연문화와 관광 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5조 넘는 경제효과, 일자리 5만 개
  
   스피어는 미국 뉴욕을 넘어 세계 시장을 공략하려는 MSG그룹의 야심 찬 프로젝트로 제임스 돌란 그룹 회장이 2018년 처음 구상을 발표했다. 당시 돌란 회장은 “빙하를 마치 현장에서 느끼는 것처럼 몰입도 높은 콘텐츠를 선보이겠다”며 “외벽을 통해 3차원(3D)으로 표현되는 공연이 가능하도록 하고, 내부엔 4차원(4D) 체험을 할 수 있는 공연장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MSG그룹은 미국 매디슨스퀘어가든과 뉴욕 닉스 등을 보유한 엔터테인먼트 기업이다.
  
   MSG 측은 라스베이거스에 이어 영국 런던,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도 스피어를 짓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스피어 2호(2만1000석 규모)는 동런던 스트래퍼드역 인근 부지에 건립될 예정이다. 중동 스피어는 리야드와 함께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쿠웨이트가 유치 경쟁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1호 ‘스피어 베이거스’는 다음달 완공을 앞두고 있다. MSG 측은 이곳이 ‘라스베이거스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위용을 드러낸 스피어 베이거스는 높이가 112m, 지름이 157m에 달한다. 당초 2021년 완공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로 인한 공사 중단으로 2년가량 늦어졌다. 총 공사비는 25억달러에 달한다. 지난달 4일 미국 독립기념일에는 부대 행사로 미국 국기와 지구, 달을 형상화한 LED 공연이 펼쳐져 이목을 끌었다.
  
   스피어 베이거스는 3D 영상과 정보기술(IT)을 가미한 첨단 기술의 시현장이자 독특한 형태의 광고판이기도 하다. 이번 미국 프로농구(NBA) 서머리그를 앞두고는 농구공 모양의 광고를 외부 광고판에 표출해 시선을 사로잡았다. 오는 9월 말 준공 후 세계적 록 밴드 U2의 개장 공연이 예정돼 있다. 최인규 서울시 디자인정책관은 “LED 구체 형태의 조형물이 야외로 나오면서 미디어 기술을 수용한 랜드마크 건축물이 되는 것”이라며 “국내에 건설된다면 영상 콘텐츠 제작과 관광업 활성화, 광고업 발달에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해련/김대훈 기자


"K팝 공연, 일본, 중국 가서 보고싶나 … 범정부적 패스트트랙 추진해야"

 

이현재 하남시장 인터뷰

  엔터산업 레벨업 절호의 기회

  지방 공공사업 절차 당겨 달라

 

“자칫하면 K팝 스타 공연이 일본에서 열리고, 스피어 영상 쇼를 보러 관광객이 중국으로 갈 수도 있습니다.”

   이현재 경기 하남시장(사진)은 3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K팝 종주국이라는 점을 고려해 미국 MSG엔터테인먼트 측이 세계적 랜드마크 공연장을 하남시에 제안한 건 굉장히 고무적인 일”이라면서도 이같이 우려했다.
  
   MSG 측은 하남 미사섬에 스피어 아레나를 짓는 문제로 이 시장을 두 차례 면담했다. MSG 측은 라스베이거스 스피어(스피어 베이거스) 완공을 앞두고 이 시장과 하남시 관계자들을 미국으로 초청할 정도로 열정을 보이고 있다. ‘직접 보면 꼭 짓고 싶어질 것’이라는 계산에서다.
  
   MSG스피어 유치에 가장 큰 걸림돌은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와 통상 수십 개월이 걸리는 행정절차다. 이 시장은 “2025년까지 착공이 가능한지 묻는 MSG 측에 ‘최대한 절차를 앞당겨 보겠다’는 대답만 할 수밖에 없었다”며 “절차가 늦어지면 (MSG 측이) 아시아 거점을 중국이나 일본으로 선회할 가능성도 있다”고 걱정했다.
  
   이 시장은 미사섬 개발에 대해 “조(兆) 단위의 해외 투자 유치가 예고된 만큼 행정절차에 관해선 범정부적 패스트트랙으로 추진해야 한다”며 “규제 완화를 위한 태스크포스나 MP(마스터플래너)가 필요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린벨트 해제 외에도 지방 공공사업에 대한 타당성 검토, 도시개발구역 지정, 실시계획 수립 및 승인 등의 단계를 동시에 진행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하남시는 미사섬 K스타월드 계획을 추진하면서 그린벨트 해제를 추진해왔다. 국토교통부와 총리실, 환경부 등과 여러 차례 협의한 결과 미사섬처럼 수질 1~2등급지도 오염방지대책을 수립했을 때 그린벨트 해제가 가능한 ‘개발제한구역 시행령 개정안’이 지난달 25일 고시됐다. 하남시는 규제 완화와 엔터산업 육성에 대한 정부 의지가 그 어느 때보다 크다는 점에 기대를 걸고 있다.   김대훈 기자


고양 K팝 전문 공연장

2만석 규모로 건립중

창동·인천에도 들어서

 

지구촌에 이는 ‘K팝 붐’을 타고 기업과 지방자치단체들이 앞다퉈 ‘K팝 전문 공연장’ 건립에 나서고 있다. 올 하반기 인천을 시작으로 내년부터 경기 고양, 서울에 K팝 공연장이 줄줄이 들어선다.

   3일 인천시에 따르면 하반기에 인천국제공항 인근에 1만5000석 규모의 다목적 공연장 ‘인스파이어 아레나’가 문을 연다. 공항 근처에 건립 중인 카지노 복합시설 ‘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에 속한 시설이다. 공연장에는 모든 객석에서 무대가 잘 보이도록 다양한 각도로 모니터를 설치하고, 최첨단 음향시설을 구축한다.
  
   고양 일산에선 CJ라이브시티가 내년을 목표로 K팝 전문 공연장 ‘CJ라이브시티 아레나’를 짓고 있다. 2만 석의 실내 좌석과 4만 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야외 공간을 각각 갖출 예정이다. CJ라이브시티는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 에이지(AEG)와 손잡고 세계 정상급 아티스트의 공연을 선보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CJ라이브시티 관계자는 “매년 190회 이상의 대형 공연과 이벤트를 열 것”이라고 했다.
  
   서울 도봉구 창동에는 2027년 말 2만8000석 규모의 K팝 전문 공연장 ‘서울 아레나’가 들어선다. 서울시가 지하철 1·4호선 창동역의 환승주차장 등 약 5만㎡ 부지를 제공하고, 카카오가 3000억원이 넘는 사업비를 지원한다. 인천 청라에서도 공연뿐 아니라 야구 경기, e스포츠 국제대회를 열 수 있는 ‘스타필드 청라’가 2027년 말 개관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이렇게 기업과 지자체가 대규모 공연장 건설에 적극 나서는 건 국내에 대중음악 전문 공연장이 없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K팝 스타는 물론 내한 해외 가수들의 공연은 주로 고척스카이돔이나 잠실 올림픽주경기장 등에서 열렸다. 전문 공연장이 아니다보니 공연이 열릴 때마다 음향 문제 등이 제기됐다. 마돈나, 롤링스톤스, 설리나 고메즈 등 세계적 팝스타들이 아시아 투어 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한 것도 전문 공연장이 없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선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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